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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뒤꿈치 송강 송태한

문화

by 구민신문 2024. 2. 2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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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뒤꿈치

송강 송태한

 

 

 

 

해마다 겨울철이 오면

내 발뒤꿈치엔 각질이 자란다

두껍게 자란 살 껍질이 협곡처럼 갈라져

피딱지마저 비칠 때면

한 발 내딛기조차 수월치 않다

미끄러운 빙판길 조심하랴

발바닥 사정 헤아리랴 이미

여러 해 몸에 기생하는 이 증세는

숨죽여 살아왔던 살갗의 반란처럼

이래저래 거동을 애먹인다

긁어 털어내고 깎아내도

다시 그 자리에 들어앉는 낯선 표피층

모래 먼지뿐인 사막지대 속에서

끝내 살아남은 절지류처럼

굳은살에 만져지는

금강송 껍질처럼 속 깊은 내력

삼엽충 화석 같은 질긴 목숨들

나무초리 까부라지고

높바람이 전갈처럼 꼬리 세운 겨울엔

내 몸을 버텨온 차가운 발끝에

겨우살이 하얀 각질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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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송태한
시인, 서양화가
시집- 우레를 찾다(2019), 퍼즐 맞추기(2013), 2인시집(1983) 등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협문인저작권옹호위원, 강동문협 이사
연암문학예술상 대상, 한국문학신문기성문학 최우수상, 시와표현기획시선 당선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 대상, 신동아미술대전 최우수상, 한류미술대전 우수상,
평화미술대전 우수상, 한국미술국제대전 특별상, 구상전 입상, 겸재미술대전 특선 등 수상 다수
갤러리 인사아트 등 개인전 17회, 한국호주아트페스타 등 단체전 1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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