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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익의 문화로 보는 우리말 / 철옹성(鐵瓮城)

문화

by 구민신문 2023. 4. 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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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익의 문화로 보는 우리말 / 철옹성(鐵瓮城)

 

철옹성(鐵瓮城)은 쇠로 만든 옹기(항아리)처럼 단단한 성()을 뜻한다. 허물어뜨리기 쉽지 않은 난공불략(難攻不落)인 셈이다.

옛 국가들은 외적(外敵)으로부터 백성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성()을 쌓았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 산성(山城)을 많이 축조(築造)했다. 초기에는 주로 흙[]을 사용해 완성하였으므로[] ()이란 명칭이 붙게 되었다. 서울에 남아있는 풍납토성(風納土城)도 글자 그대로 토성(土城)이다. 이후로 더욱 견고하게 쌓기 위해 돌이나 벽돌과 같은 단단한 재료를 사용하여 성()을 쌓게 되었다.

중국 만리장성(萬里長城)도 본디 흙을 사용하여 만들었는데, 세월이 지날수록 허물어지고 훼손되어 왕조가 바뀔 때마다 보수하느라 국력을 소모하였다. 그래서 나중에는 돌이나 벽돌 같은 단단한 소재를 사용해 축조하였는데, 현재 만리장성은 명()나라 초기 때의 것이다. 중요한 곳에는 성()을 두 겹으로 쌓았다. 안쪽의 것을 성(), 또는 내성(內城)이라 하고, 바깥 쪽의 것을 곽(), 또는 외곽(外郭)이라고 불렀다. 서울의 경우 사대문(四大門)을 연결하는 것이 성()이라면, 바깥쪽의 남한산성(南漢山城), 북한산성(北漢山城)은 곽()에 해당하는 셈이다. 또 서울처럼 도읍지에 있는 성()은 특별히 왕성(王城)이라고 했으며, 곽을 나성(羅城)이라고 불렀다.

성문(城門)이나 성()을 지키기 위해 성문 앞에 또 다른 작은 원형(圓形)의 성()을 쌓기도 했는데, 마치 항아리 같이 생겼다 하여 옹성(甕城)이라고 불렀다. 외적이 곽()을 함락시킨 후 성()까지 넘보기에 최후 방어를 위해 옹성의 역할이 중요하였다. 최정예 병사들이 결사적으로 지켜야 하였기에 무쇠같이 단단한 성()이라 하여 이 성을 철옹성(鐵甕城)이라 불렀다. 그런데 철옹성마저 함락되면 그야말로 위기이다. 이때는 전부 성안으로 들어가 성문을 굳게 잠그고 버티는데 이것이 농성(籠城)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온갖 유혹에 시달린다. 유혹에 자신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내 마음 속에 단단한 철옹성(鐵瓮城)을 쌓아두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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