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익의 문화로 보는 우리말 / 기로(岐路)
여러 갈래로 갈린 길을 기로(岐路)라 한다. 기로는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할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많이 쓰인다. 산의 갈라진 길을 의미하는 기(岐)에 길이라는 로(路)를 결합하여 기로(岐路)라는 말을 쓴다. 사람의 발길은 늘 갈림길에 닿기 마련이다. 한번 발을 들여놓은 길에서 멈춰 돌아가는 일은 벅차다. 되돌아간들 달리 뾰족한 방법도 없다.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좋은 길, 내가 가야 하는 길로 걸음을 옮겨야 한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양주(楊朱)라는 사람은 갈림길을 두고 진지하게 생각을 하였다. 그의 이웃이 양(羊) 한 마리를 잃어버렸다. 많은 사람이 양을 찾으러 나섰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 양주가 “왜 양을 찾지 못했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길이 여러 갈래여서 찾을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 양주는 그런 대답을 듣고 어두운 얼굴로 깊은 생각에 잠겼다고 했다.
이 양주(楊朱)의 일화는 열어구(列禦寇)가 지은 『열자(列子)』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갈림길이 많아 결국 양을 찾지 못했다는 말을 들은 양주의 이어지는 깊은 사색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서 ‘갈림길에서 양을 잃어버리다.’란 뜻의 기로망양(岐路亡羊)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왔다. 잃어버린 양은 내가 종국에 이르러야 하는 목적을 의미한다. 길은 그를 찾기 위한 방도이자 방편이다. 따라서 방법을 제대로 모색하지 못하면 우리가 추구하는 진실에 도달할 수 없는 법이다. 기로망양은 저 스스로 방향을 잡지 못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예시하는 말이다. 그 갈림길에서 양을 잃었더라도 ‘이제 다시는 잘못을 범하지 말자.’는 각오로 ‘양을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는 뜻의 망양보뢰(亡羊補牢)란 말이 나왔다. 우리 속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와 같은 말이다.
기로(岐路)는 갈림길이다. ‘인생의 기로에 섰다.’ 등의 표현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이다. 사람의 삶은 늘 그런 갈림길에서 선택을 요구받는다. 지금 옳은 길을 선택해 우리는 잘 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에게 닥칠 기로는 무엇일까. 국가의 발전을 위해 우리는 큰 방향을 놓치지는 않았을까. 잠시 잘못 접어든 갈림길에서도 전체를 돌아보며, 스스로 고쳐야 할 우리 마음속의 외양간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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