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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익의 문화로 보는 우리말 /보신탕(補身湯)

문화

by 구민신문 2023. 12. 1.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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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익의 문화로 보는 우리말 /보신탕(補身湯)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우리나라에서 한 때 개고기를 즐겨 먹었다. 개고기를 탕()으로 끓여낸 것을 보신탕(補身湯)이라 불렀는데, 몸의 원기(元氣)를 돕는 음식, 글자 그대로 몸을 보신(保身)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 개장국이라고 불렀으며 사철탕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요즈음은 국내외에서 많은 비판을 받으며 사라져 가고 있는 민속 음식이다.

개고기 섭취의 원조는 중국이다. 중국은 개고기를 향육(香育)이라 부른다. 개고기는 주()나라 때부터 왕실 음식이었으며, 황제가 햇곡식을 시식할 때 빠져서는 안 될 요리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궁중에 견인(犬人)이라는 전문 요리사까지 두었다. 독일 제국의 카이저 빌헬름 2세가 청나라의 원세개(袁世凱)에게 사냥개 한 마리를 선물했는데 후에 원세개로 부터 잘 먹었다.’라는 편지를 받은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 수많은 고기가 있는데, 하필 복()날 굳이 개고기를 먹는 이유가 있다. 개고기는 불[]의 기운이 있어 복날의 음기(陰氣)인 금()의 기운을 물리친다는 오행(五行) 원리로도 설명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아마 가장 흔하게 사육했던 가축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도 예부터 개고기를 즐겨 먹었다. 특히 복()날에는 빠지지 않고 먹었는데, 농사일에 땀을 너무 많이 흘려 기력(氣力)이 약해져 원기(元氣)를 보충하기 위해서였다. ()날 할 때 복()이란 한자는 사람 인()’개 견()’이 결합된 글자니 아이러니하다. 이를 두고 복날은 사람이 개고기 먹는 날이라고 떠벌리는 사람도 있다. 일설에는 개의 고기 조직이 사람의 조직과 가장 흡사하여 섭취 시 흡수가 가장 잘 되어 개고기를 먹는다고도 한다.

요즈음 동물들이 가축의 격()을 넘어서 반려(伴侶)의 대상이 되었다. 1,500만 명이 반려 동물을 키운다고 한다. 동물도 이제는 인간과 같이 생활을 영위하는 반려 위치에 있기에 개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동물 복지에 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동물들도 인간의 정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보편적 사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민 여론도 개고기 식용 금지가 우세하게 나타난다. 개가 사람을 물면 미친 개, 사람이 개를 물면 미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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