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퍼즐 맞추기 /송강 송태한
구민신문
2023. 12. 15. 16:50
퍼즐 맞추기
송강 송태한
오전엔 사무실 내근
찬바람 새어드는 출입문 앞
서류 파일 어질러진 책상 모니터와 씨름하다
점심 때우고 오후엔 관내 출장 다녀오기
수첩에 빼곡한 하루를 마감하고
비공식 저녁 일정은 직사각 승객 시루 속
지하철 한 귀퉁이에 기대어 놓기
부르튼 우동 면발이 된 퇴근길 몸에
머릿속 기억은 분실물 투성이
듬성듬성 이 빠진 콜라주
정신마저 쓰러지지 않게 손잡이에 꼬옥 묶어
촘촘히 세워 놓았다가
내리는 역에선 밀려나갈 때 방향주의
횡단보도 신호등 앞에선 우선멈춤
재건축 대상 주공아파트 오층 계단을 한 차례 쉬고
올라가 현관문 비번 눌러 열고
비좁은 화장실로 데려가
얼굴과 손발 비누로 박박 씻겨서
옥돌 매트 깔린 레고 블록 침대
아내 옆 빈 칸에 가로누이고
좌우 테두리 가지런히 맞추어
가까스로 미라처럼 몸뚱이 끼워 넣고
눈꺼풀 지그시 눌러 감겨놓은 뒤
사각 방 무대 위 하루의 조명을 일제히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