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어낸 현수막은 어디로 갈까…송파구 현수막 자원이 되기까지
15년째 현수막 재활용…매년 약 7,000개 리사이클링 제품 보급
도심 곳곳에 쫙 깔린 그 많은 현수막은 어디로 가는걸까
‘드르륵 드르륵’ 매일 오전 9시부터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송파구 오금동 물품관리소에 들어서면 아파트 입주 등 광고문구가 얼룰덜룩 하게 쓰인 현수막이 한가득 쌓여있다.
형형색색의 현수막을 제단해 재봉틀에 넣자 금세 장바구니 하나가 완성됐다. 도시미관 저해, 소각 시 환경호르몬까지 배출하며 애물단지 신세인 폐현수막이 송파구 지역 주민들의 손가방으로 변신한다.
송파구(구청장 서강석)는 15년째 관내에서 발생된 현수막을 활용해 장바구니, 손가방, 앞치마 등으로 제작해 주민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실제로, 수많은 비용과 인력을 들여 만든 현수막은 홍보 기한이 다 됐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운명’에 처한다. 이렇게 버려진 현수막은 재활용도 힘들어 대부분 소각하는데, 그때마다 유해물질이 배출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구는 지난 2008년부터 폐현수막을 수거, 훼손되지 않은 상태의 현수막을 활용해 매년 약 7,000여 개의 리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 관내 주민들에게 무상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구민들이 일상생활에서 현수막 재활용 물품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끝에 현수막을 활용한 장바구니 및 손가방 제작에 돌입하게 된 것. 올해도 장바구니 2,130장을 제작해 1,275장은 주민센터에 보급을 마쳤다.
8년째 오금동 물품관리소에서 폐현수막 리폼작업을 하고있는 박양금 씨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용도로 쓰이기 때문에 청결을 우선으로 현수막을 선별하고, 주로 장바구니, 손가방 등으로 제작한다”며 “특히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 단체에서 플로깅 쓰레기줍기 가방 용도로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구는 주민들의 신청과 계절에 따라 농사용 막, 마대, 앞치마, 선풍기 커버, 제초기 가림막 등으로 제작해 폐기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오염을 예방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장바구니를 보급받은 한 주민은 “장 볼 때 현수막을 활용해 만든 가방을 사용해 보니 튼튼하고 아주 편리하다”며 “지난 여름에는 알록달록 예쁜 선풍기 커버를 받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재활용해 주민들에게 제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머지 현수막은 폐기물 처리 업체에 의뢰하여 파쇄한 후, 고형물 제작하는 시멘트 재료로 사용되도록 하고 있다. 모든 폐현수막을 재활용하는 셈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현수막 재활용은 자원순환 활성화와 환경보호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구민 안전과 도시환경을 지키는 창의와 혁신의 구정을 펼쳐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구는 지난 10월 19일 ‘혐오‧비방‧모욕 문구의 정당현수막 근절’에 대한 조례를 신설하고 도시 곳곳에 무분별하게 난립한 정당현수막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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