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황정익의 문화로 보는 우리말 /추석(秋夕)

사회

by 구민신문 2023. 9. 12. 20:52

본문

황정익의 문화로 보는 우리말 /추석(秋夕)

 

추석(秋夕)의 글자 뜻은 가을 밤이다. 왠지 가을 밤이란 말만 들어도 운치가 있다.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두목(杜牧)이 쓴 시() <추석(秋夕)>은 그저 가을 저녁의 정경(情景)을 읊은 것이다. 음력 815일을 추석이라 부르는 것은 이날따라 달이 유난히 밝기 때문이다. 명절로서의 추석은 달 밝은 가을 밤이라는 뜻이다.

추석(秋夕)은 우리식 표현으로 설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절이다. 중국 사람들은 중추절(仲秋節)이라고 부른다. 옛날 중국에서는 계절을 대표하는 절기 넷을 두어 사계(四節)라 했는데, 봄은 원단(元旦·), 여름은 단오(端午), 가을은 중추(仲秋), 겨울은 동지(冬至)였다. 물론 음력이다. 그런데 4계절을 3개월씩 구분했기에 중추(仲秋)는 가을의 한가운데, 8월에 해당한다. 가을이 한창 무르익었을 때다. 15일로 삼은 것은 이때의 보름달이 일 년 중 가장 크고 밝기 때문이다.

중추(仲秋)는 가을 석 달 중에 중간 달을 의미하고 절()은 우리나라 4대 명절의 하나인 한가위를 이르는 말로 음력 8월을 달리 부르는 말이다. 중국인들은 일 년 열두 달을 사계절로 나누어 13월을 춘(), 46월을 하(), 79월을 추(), 1012월을 동()이라 하고, 각 계절에 속한 석 달을 나누어 첫 달을 초() 혹은 맹(), 두 번째 달을 중(), 마지막 달을 모() 또는 만(), ()라고 한다.

추석(秋夕)의 우리말 표현은 한가위다. 삼국시대 초기부터 명절로 삼아왔다고 하는데, 그 동안 땀 흘려 가꾼 오곡백과(五穀百果)가 결실을 맺고, 커다란 보름달까지 있으니 얼마나 풍요로운가. 게다가 날씨도 알맞아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 만큼만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이 같은 풍요를 결코 자신들의 노력으로만 돌리진 않았다. 오히려 조상들이 돌봐준 덕분이라고 겸손해 했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이 흩어진 가족이 모이는 단원(團圓)의 의미를 강조하는 데 비해 우리는 정성껏 햇곡식과 햇과일을 올려 한 해의 풍년을 조상께 감사드린다. 그만큼 우리는 효()를 중시하는 민족이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