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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익의 문화로 보는 우리말 /매우(梅雨)

문화

by 구민신문 2023. 8. 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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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익의 문화로 보는 우리말 /매우(梅雨)

 

지금은 쓰지 않아 생소한 단어이지만 매우(梅雨)는 장마를 의미한다. 매실이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해마다 초여름인 유월 상순부터 칠월 상순에 걸쳐 계속되는 장마를 이르는 말이다.

()는 하늘[]에서 빗줄기가 주룩주룩 쏟아지는 모습이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기후 현상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비이므로, 기후를 뜻하는 한자에는 모두 우()자가 들어 있다. 서리 상(), 눈 설(), 이슬 로(), 안개 무(), 번개 전(), 서리 상() 등이 있다.

매우(梅雨)는 매화(梅花)의 비로 장마를 의미한다. 알다시피 매화(梅花)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운다.’하여 불굴의 선비정신을 상징하였으며, 예부터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매화는 보통 월께 잎이 나기 전 꽃을 먼저 피우며 살구와 비슷한 열매[매실(梅實)]를 맺는다. 그리하여 7월이 되면 누런색으로 변하면서 익기 시작한다. 바로 이때 중국 양자강(揚子江) 일대와 북태평양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올라오면서 세력을 뻗쳐 우리나라와 일본까지 뒤덮으며 장마전선을 형성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비가 내리게 되는데, 마침 매실(梅實)이 노랗게 익을 즈음 찾아 온다.’하여 매우(梅雨)라고 부르게 되었다.

매우(梅雨)는 일본어 발음 바이우(Baiu)로 음역(音譯)되어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마치 태풍(颱風·타이풍)‘Typhoon’이 된 것처럼 말이다. 중국에서 지역에 따라 매우(梅雨)를 오랫동안 쌓인 비가 한꺼번에 내린다 하여 적우(積雨)라고도 하며, 임우(霖雨)라고도 한다. 참고로 소나기는 취우(驟雨), 가랑비는 삽우(霎雨)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장마는 6월 하순경에 제주도부터 시작되어 점차 북상하며 호우(豪雨)를 쏟아 붓는 활동을 하다가 7월 하순경에 끝났다. 그러나 최근 기온 상승으로 이상 기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장마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장마 기간 폭우(暴雨)는 빈번한 수해를 일으킨다. 우리 속담에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 칠 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 달 장마에는 못 산다.’는 가뭄보다 장마의 피해를 무겁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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